(특파원 칼럼/김철중) 중국 정부, 왜곡된 ‘팬덤’에 칼 꽂다

(특파원 칼럼/김철중) 중국 정부, 왜곡된 ‘팬덤’에 칼을 뽑다 지난달 3일(현지 시간), 중국의 천멍(陳夢)과 쑨잉사(孫穎莎)가 파리올림픽 여자 탁구 결승에서 맞붙었다. 두 중국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놓고 당당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편안하게 지켜보는 것도 좋았겠지만, 그날 중국 관중은 달랐다. 경기 내내 쑨잉사를 응원했고, 천멍이 접전 끝에 승리하자 중국 관중은 환호는커녕 야유를 보냈다. 국제대회에서, 게다가 올림픽 무대에서 중국 선수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건 터무니없는 짓이었다. 중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꼽히는 쑨잉사의 팬들은 천멍을 향해 “쑨잉사의 길을 가로막았다”며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팬덤 문화’를 꼽았다. 팬덤을 중국어로 ‘판취안(飯圈·반권)’이라고 한다. 중국어 병음으로 ‘팬’을 뜻하는 ‘반식(飯, 반끼)’과 ‘범위나 집단’을 뜻하는 ‘우리 원(圈, 우리 동아리)’을 합친 신조어다. 직역하면 ‘식사 모임’이기도 하며, 마치 식사를 먹는 것처럼 ‘덕질(특정 대상에 집착해 빠져드는 행위)’이라는 단어가 팬클럽을 설명하는 절묘한 단어다. 중국에서는 스포츠 스타가 연예인 못지않게 강력한 팬덤을 갖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신의 선수를 야유하는 왜곡된 팬덤의 문제는 팬덤이 존경하는 대상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방으로 이어진다. ‘샤오펀홍(小粉紅·극단적 애국주의)’이 대표적인 예다. 그들은 자국을 ‘아중거(阿中哥·중국의 큰 형 또는 형)’라고 부르며 칭찬하지만, 외국 기업이나 개인, 심지어 국내 인사가 중국을 비판하거나 무시한다고 생각하면 맹목적으로 비난한다. 서방 언론도 중국 정부가 ‘외적’을 만들기 위해 샤오펀훙의 사주 활동에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이러한 서방의 비난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 없었다. 중국이 민족주의와 내부 통합을 극대화하기 위해 샤오펀훙을 용인했다면, 이번에는 스포츠 팬덤이 올림픽 기간 동안 통합을 훼손하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안 당국은 천멍과 국가대표팀 감독에 대한 악의적 댓글을 게시한 20대 여성을 즉시 체포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선수들을 비방하는 약 6,000개의 계정을 차단했다. 지난달 28일 올림픽 폐막식 2주 후쯤 체육총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팬덤에 대한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체육총국은 선수 보호와 국가 스포츠 발전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사회 통합’ 문제를 우려하며 ‘강력 대응’ 파리올림픽 때 나타난 왜곡된 팬덤에 대한 중국의 해법은 강력한 처벌이다.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논평에서 “만성 질환에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국영 매체는 또한 팬덤 뒤에 상업 시스템이 도사리고 있다며 사실상 산업 규제를 발표했다. 스포츠계는 선수들에게 팬덤 관련 ​​활동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고, 일부 선수들은 스스로 팬클럽을 해체하기도 했다. 왜곡된 팬덤이 문제가 되는 사례는 한국에서도 많다. 중국에서 ‘연예계 정정운동’이 한창일 때 중국 언론은 “한국이 팬클럽 문화의 원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도 국내 연예인 관련 사건이 터지면 팬과 팬 사이에 상호 명예훼손 전쟁이 계속된다. 정치권에서도 팬덤으로 인한 부작용이 많다. 중국 ‘팬덤’의 원조국인 우리는 왜곡된 팬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순수한 팬덤을 자극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팬덤을 이용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중국 정부, 왜곡된 팬덤에 칼 들이대다 #왜곡된 팬덤 #천멍 #쑨잉스 #쑨잉사 #팬덤문화 #팬덤 #판권 #먹방 #반경쟁 #식사모임 #자국 선수까지 야유하는 왜곡된 팬덤 #샤오펀홍 #소분홍 #스포츠 팬덤 #극단적 애국주의 #사회통합 문제 우려로 강경 대응 #팬클럽 문화의 원점은 한국